아무리 순한 당돌한 캥거루의 아가라도 유난히 칭얼거리는 날이 있다. 바로 오늘처럼. 아마도 짐작컨데 오늘 내가 볼일이 있어 전화통화를 약 4통화정도를 하면서 한눈을 팔았기 때문이리라. 전화 통화를 할 때에 참 잘 참아주었는데 후반부로 갈 수록 아가의 인내심에 한계가 도달했는지 칭얼거리고 울기 시작했다. 다행히 볼일이 마무리 되고 있었기 때문에 급하게 전화를 마쳤는데, 당돌한 캥거루의 아가는 그 이후 그날 잠들기 전까지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아직 말을 못해서 망정이지. 표정으로는 이미 '엄마, 왜 계속 전화만 하고 저랑 놀아주지 않으세요.' 라고 똑똑히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가의 계속된 칭얼거림에 어느 순간 당돌한 캥거루 또한 기진맥진해져 땅바닥에 널브러져 눕고 말았다. 아. 모르겠다. 아가야..왜 칭얼거리니..
그렇게 대자로 뻗어 누워서 잠깐 있다 정신을 차려보니 창문넘어 하늘과 구름이 보였다. 아. 하늘과 구름을 마지막으로 본게 언제이더라. 어릴때는 하늘도 참 많이 올려다 보았다. 집에서도 밖 창문을 보며 구름이 어떤 모양인가 살피며 혼자 키득거리기도 하고 하트모양이네 강아지 모양이네 우겨보기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학창시절에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 널브러져있지 못했고 직장다닐때는 밝은 하늘이 있는 시간에 실외에 있는 시간조차 귀했었다. 그리고 육아를 하는 지금 그것도 아가의 칭얼거림에 잠깐 도피하던 이 찰나에 다시 하늘과 구름을 보게되었다.
아가는 칭얼거림으로 조차 나에게 선물을 준 것이다. 아가를 재우고 생각하니 본인에게 엄마가 집중해주지 않았고 오랜시간 기다렸음에도 원하는 결과가 없자 자신나름의 불만을 표시하며 애정을 구했던거 같다. 그걸 못 알아채고 칭얼거림 그 자체에 매몰되어 힘들어 한거 같아 아가에게 미안해 졌다. 내일 아침에는 밝은 얼굴로 아가에게 오늘 해주지 못한 집중까지 모두 해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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