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돌한 캥거루는 아가가 잘때 웃으면 기분이 날라갈 것만 같고 울면 마음이 좋지 않아져요. 아가가 잘때 꿈을 꾸면서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는 것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알고 있어요. 그래도 자면서 흐느끼면 그렇게 안쓰러울 수가 없어요. 오늘 하루 중에 어떤게 그렇게 속상했을까. 엄마가 하지 말라고 무엇인가를 빼앗아서 속상했나, 친구를 만난 날이면 친구가 자신의 장난감을 가지고 놀때 속상했나, 엄마가 우유를 더 먹어보라고 귀찮게 해서 속상했나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쳐가요.
반면 아가가 자면서 배시시 웃으면 엄마는 이유를 불문하고 함께 배시시 웃음이 나요. 우리아가가 무엇인가가 오늘 기분 좋았구나. 너가 웃으면 엄마도 좋아라며요.
아가와 함께 지내다 보면 두가지 생각이 강하게 들어요. 하나는, 아가는 크는게 아니라 엄마가 키우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엄마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사실은 거의 없다. 아가가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크는 것이고 엄마는 그것을 잘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가는 크는것이 아니라 엄마가 키우는 것이라는 생각은 제가 자주 읽는 육아서적에서 보았던 문구에요. 그곳에 보면 밤수를 끊기 위해서는 일찍부터 조금씩 노력해야 하고 컵을 사용하는것 또한 조금씩 일찍부터 권해주면 어느새 아가가 따라온다 라고 말해주고 있어요. 아가가 혼자 숟가락질을 해서 먹는것 또한 7개월때부터 조금씩 연습해서 16개월까지는 익혀두어야 아가가 스스로 먹을 수 있다고 하지요. 초보 엄마인 당돌한 캥거루가 육아서적의 조언에 따라 시도하면 처음에는 아가에게 퇴짜를 맞는 확률이 거의 100프로에요. 그렇게 한번. 두번 하다가 가랑비에 옷 젖듯 어느순간 아가가 익숙해져 있는것을 발견하고는 하죠. 하지만 옆에서 지켜보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당돌한 캥거루가 조금 유난스럽대요. 돌에 아가가 우유병을 차고 있는것은 당연하고 돌에 스스로 먹는 아가가 어디 있냐고. 엄마가 먹여주는것을 잘 받아 먹는것 만으로도 훌륭하고도 훌륭하다고요. 교과서는 교과서일 뿐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요.
이런말을 들으면 엄마는 참 흔들려요. 내가 유난스러운 것인가. 왜 책에서 소아과 선생님들은 그럼 그렇게 권유하는 것인가.
때로는 육아서적을 집필한 소아과 선생님들이 원망스러울 때도 종종 있어요. 오케이. 아가가 컵으로 먹는것을 연습해야한다. 좋다 이거에요. 어떤 아가가 처음부터 넙죽 컵으로 먹겠어요. 이유식의 양이 늘어가며 우유의 양이 줄때 분유를 거부하는 아가가 있으나 하루에 500-600ml은 반듯이 먹어야 한다. 좋다 이거에요. 안먹겠다고 울어재끼는 아가를 엄마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 부분은 오롯이 엄마의 몫인가요. 어떻게 해야한다는 없고 해야만 한다만 있으니 그때 부터 엄마와 아기는 전쟁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고 엄마는 인터넷 정보의 홍수속에서 허우적거리다 가라앉기 일쑤에요. 아가가 싫다고 할때는 이런 방법 저런방법이 있다 그리고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을 때는 차선책으로 이렇게 해라 라는 조금은 현실타당한 조언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아가와 책에서 조언하는 내용에 대해 힘들어 할때 자주 하는 또다른 생각은 엄마가 아가를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사실은 없다라는 것에요. 아가가 우유를 먹지 않겠다고 할때 엄마가 해줄 수 있는 부분은 우유를 권하는것일 뿐 억지로 먹일 수 있는 방법이 어디 있겠어요. 간식을 줘보지 않고 아가가 잘 먹는 음식을 해주어 보고 이유식양을 줄여보고 이런 궁리 저런 궁리를 해보며 노력해야겠죠. 이럴때 인터넷만 의지하지 않고 옆에서 조언해 주시는 전담 선생님이 계시면 좋겠어요. 너무 무리한 요구 일까요. 일예로 양치를 하기 싫어할때 울려가면서라도 해야하는지 횟수를 줄여서 하는게 더 좋은것인지 초보엄마는 정말 모르겠거든요.
이런 과정을 겪으며 아가가 자면서 울면 우리아가가 힘들었나 웃으면 그래도 어딘가 기분좋은 일이 있었나 싶으면서 엄마는 아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게 됩니다. 이런 생각도 어쩌면 아가일때만 할 수도 있겠지요. 크면 또 다른 새로운 고민이 생길 테니까요. 내일은 아가가 자며 킥킥대며 웃길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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