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몇일전 아가 캥거루와 있었던 일을 남겨보아요.
퇴근후 어둑어둑해진 저녁. 하루의 끝무렵임에도 기운이 팔팔한 아들과 함께 퇴근하는 날 이었어요. 당돌한 캥거루는 회사에서의 짐을 아직 떨쳐버리지 못한채 지친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고 있었어요.
이리로 뛰고 저리로 뛰는 아가를 바라보며 귀엽기도 한편으로는 위험할까, 구두를 신고 뒤쫒아감에 힘들다..라는 마음었죠. 안되겠다 싶어, "아가 캥거루야. 오늘은 엄마가 안아줄께." 번쩍 아들을 들어올렸습니다.
평소같으면 내려달라고 떼를 썼을 아가캥거루지만 그날은 어쩐일인지 안겨있어요. 힘들었던 하루를 빨리 마무리 짓고 싶은마음으로 한걸음 두걸음..구두를 신고 아이를 안지만 신기하게도 많이 힘들지는 않았어요. 아가 캥거루는 엄마를 도와주려는것인지 평소보다 짧은 두 팔로 엄마의 목을 꽈악 안아주었지요. 아무말도 없이 아가와 함께 걷던 그 몇걸음. 순간 당돌한 캥거루는 저도 모르게 아가에게 크게 위로 받았어요. 꽉 안겨 매달려있던 아가캥거루의 체온. 목을 두르고 있던 팔의 기분좋은 힘. 그리고 쌀쌀한 기온까지.
제가 아이를 번쩍안아올려 갔음에도 아이가 주던 그 따뜻함 그리고 위로감.
잊고싶지 않은 벚꽃이 흐드러지게 펴있던 봄 저녁의 찰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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