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을 시작하면서 엄마들은 아가새처럼 쩍쩍 입을 벌려 한그릇 뚝딱 비워주는 아가를 상상하며 설레합니다. 특히 이유식을 처음 아가의 입에 건냈을때 두근거림이란..
당돌한 캥거루 또한 그랬습니다. 그리고 매번 새로운 이유식을 만들때마다 설레임반 걱정반. 그리고 한입 먹이고 아가의 표정을 살피죠. 뚜뚜. 그리고 아가의 찡그림..
이유식은 엄마와 아가의 이인삼각게임이기에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론은 이론일뿐 엄마의 마음은 한술이라도 더 먹이고 싶죠.
특히나 6개월 이후의 아가들의 철분 섭취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유식을 안먹고자 하는 날에는 철분이 모자랄까 싶어 당돌한 캥거루의 기분은 아가의 이유식 먹는 양에 따라 좌우되기 쉽상이었습니다.
그렇게 초기 이유식이 지나가고 중기 이유식을 진행하면서 한술 더 먹이기위해 했던 노력들을 정리해 봅니다. 아래의 노력들로 조금씩 아가의 이유식 먹는양이 늘어나고 있어요.
1. 아가가 고개를 돌려 입을 다물거나 울면 억지로 먹이지 않는다.
아가가 고개를 돌려 입을 다물거나 울면 먹지 않겠다는 표시라고 합니다. 억지로 먹이면 오히려 먹는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트라우마로 작용해 추후 더욱더 먹이기 힘들어 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하네요. 당돌한 캥거루는 아가가 이런 표시를 하면 먹이는것을 중단하였습니다. 물론 중단하면서 속상했죠.
2. 수유를 한 후 다시 먹여본다.
너무 배가 고플때 이유식을 주면 빨리 먹지 못해서 짜증을 낸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해봐도 배가 너무 고픈데 먹기 힘든 뜨거운 음식을 누군가 주었다고 생각하면 화가 날법 하지요. 그래서 너무 배고파 보일때는 수유를 먼저 하고 다시 이유식을 시도해 보았어요. 여기서 정도를 잘 조절해야 하는데, 너무 수유를 충분하게 해주면 배가 불러서 또 이유식에 관심이 없어지더라구요. 최대한 허기만 없애주고 이유식을 다시 시도해 보았어요. 그럼 처음 보다는 잘 먹더라구요.
3. 관중을 만들어 준다.
이건 아가들마다 성향이 다를 수 있지만 당돌한 캥거루의 아가는 관중이 많으면 훨씬 잘 먹더라구요. 저랑 단둘이 있을때 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곁에서 오구 잘먹네 등 장단을 맞춰주시면 마치 배우가 된것처럼 오물오물 찹찹찹. 거짓말 처럼 한그릇 뚝딱 먹더라구요. 이것도 시도해 볼 만한 전략인거 같습니다.
4. 덩어리를 으깨봐준다.
본인이 먹을 수 있는 덩어리 보다 크면 먹기 힘들어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럴때는 숟가락으로 더욱 으깨서 주면 한결 편하게 먹었습니다.
5. 덜어서 먹인다.
이 방법을 쓰고 당돌한 캥거루는 훨씬 마음이 여유로워 졌어요. 처음에는 이유식용기에서 직접 주기도 하고 또는 이유식볼에 모두 담은뒤 먹였는데요. 이렇다 보니 어느정도 먹고 그만 먹는다고 하면 나머지를 버리기도 아깝도 다시 데워서 주기도 좀 꺼림직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유식볼에 일부만 덜어서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덜어서 먹이는 숟가락은 별도로 사용하구요. 그렇다 보니 중간에 안먹겠다고 하면 나머지는 아가의 침이 닿지 않았으니 뚜껑을 덮어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나중에 다시 중탕해서 먹였어요. 그럼 오전에 약 50 ml 저녁에 약 50ml 이렇게 먹으면 대충 하루 섭취량을 먹게 되는거죠. 별거 아닌거 같지만 이 덜어서 먹이는 방법으로 저는 한결 이유식 먹이기가 수월해 졌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열심히 노력 해 보았더니 어느날은 드디어 60ml를 뚝딱 먹었어요. 꾸준히 이방법 저방법 써본게 효과가 나타난 것이지요.
아래 사진은 뚝딱 한그릇 비운 사진이에요. 엄마라면 이 사진을 올리는 마음을 이해해 주실거라 믿어요. 우와, 우리아가 오늘 다 먹었네! 라며요.
아래는 아가가 조금씩 먹기 시작할 때 더 잘 먹을수 있게 추가로 노력한 방법을 공유해 보아요.
1. 엄마도 아가와 함께 식사했어요.
아가가 어른이 무엇을 먹을때는 오물오물 하지만 막상 아가의자에 앉으면 세상 재미없다는 표정을 지었거든요. 그래서 아가에게 이유식을 줄때 저도 같이 먹어 보았어요. 리조또같이 최대한 한그릇에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선택해서 아가에게 이유식 한입, 저는 제 밥 한입. 그리고 오물오물이라는 의성어 대신 실제로 같이 먹었어요. 그랬더니 아가가 훨씬 재미있게 먹더라고요.
2. 덩어리 크기를 체크해 보았어요.
이유식을 시작한지 한달이 넘었지만 먹기 쉽도록 많이 갈아주었어요. 하지만 지인이 아가가 이가 났다면 덩어리로 줘보는게 더 잘먹을 수 있다고 조언해주었어요. 그래서 실험삼아 덩어리가 보이게 그렇지만 잘 익혀서 무르게 주었더니 아무 무리없이 잘 먹더라구요. 아가가 씹어서 먹을 능력이 생겼음에도 씹을 기회를 주지 않았나 반성했답니다. 이가 나거나 초기 이유식이 지났다면 덩어리를 늘려줘 보는것도 필요할거 같아요.
3. 아가가 지루하지 않게 놀아주면서 먹였어요.
노래도 불러주어보고 비행기 놀이도 해주었지요. 숟가락으로 비행기처럼 웨엥 하다 아가 입으로 골인! 생각보다 비행기놀이가 효과가 있더군요. 한 다섯입정도는 더 먹일 수 있어요.
4. 엄마도 턱받이를 같이 했어요.
아가가 턱받이를 싫어하더군요. 천턱받이라 가벼워도 말이에요. 자꾸 벗고 싶어하고요. 그래서 조금 우스꽝스럽지만 엄마도 같이 턱받이를 했어요. 그랬더니 그 이후에 턱받이에 대한 아가의 거부감이 많이 줄었답니다.
5. 양파와 감자를 넣어주었어요.
초기이유식이 지난 이후 아가가 먹어본 재료가 여럿 생기면서 이유식에 두세가지를 함께 넣을 수 있게 되었을때 양파와 감자를 넣어 주어보았어요. 양파는 고기냄새를 잡아주기 위한 목적이었고 감자는 이유식에 천연의 단맛이 은은히 풍기도록 해주기 위함이었지요. 양파와 감자도 먹어보아야 하고 좀 잘 먹었으면 하는 마음에 만들어 주었더니..이럴수가. 그날 이후로 잘먹어요. 남겨도 한두숟가락 남기는 정도이지요. 저는 당분간 양파와 감자를 주재료와 함께 넣어줄 생각이에요. 제가 냄새를 맡아봐도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나거든요. 제가 그렇게 만들었던 이유식은 양파청경채감자쇠고기 이유식, 양파브로콜리감자쇠고기 등의 이유식 이었어요. 그 중 하나였던 이유식의 만들기 과정을 아래와 같이 공유해요.
https://dreamingwomen.tistory.com/29
6. 시간이 어느정도 해결해 주는거 같아요.
초기이유식에 전전긍긍했던것이 이제 살짝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아가가 중반이후에 크게는 아니지만 입을 벌려준답니다. 이유식에 익숙해져서 거부감이 덜 한거 같아요. 어떤날은 낯설어서, 어떤날은 감기가 걸려서, 어떤날은 졸려서 먹기 싫다고 한날들도 있어지만요. 그래도 정해진 시간에 먹든 안먹든 꾸준히 권해주니 먹겠다고 입을 벌려 오물오물 하는 날이 오네요. 시간이 해결해 주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거 같아요.
아가의 이유식먹이기에는 왕도가 없는거 같아요. 아가가 잘 먹을 수 있게 이방법도 저방법도 시도해보며 아가가 익숙해지길 기다리는거 같아요. 그래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거가 고맙고 장하지요.모든 아가들이 아가새처럼 입을 쩍쩍벌리고 한그릇 뚝딱먹고도 더 달라는 날이 꼭 오길 기원하면서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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