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육아를 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공유해보려고 해요.
처음 아가가 나와 저의 팔에 안길때 그 순간을 기억해요. 가냘픈 몸에 우렁차게 울던 아가의 모습을. 솔직히 출산으로 몸이 지쳐 있었던 터라 따뜻하게 안아주지 못했어요. 어안이 벙벙했다고 해야하나. 어찌해야 할지 몰라 눈을 껌뻑였더니 출산을 도와주신 간호선생님이 태명을 불러주라고 하셨지요. '늠름아. 안녕.' 그 순간이 우리의 첫만남 이었어요.
처음에는 손대면 부스러질것만 같은 아가를 보며 어찌해야할지 몰랐어요. 조리원에서 있을때 아가가 올라오면 싸개를 벗기는것조차 버거웠으니까요. 그때는 호르몬의 장난이 있었는지 눈물도 참 많이 났어요. 엄마도 많이 보고싶더군요. 뭐랄까. 출산전에 엄마는 저에게 강인한 슈퍼우먼였다면 출산후의 엄마는 여린 슈퍼우먼으로 보였어요.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며 아가와 시간을 보냈어요. 신기한건 아직 눈도 못맞추는 아가를 안고 있으면 어릴때 엄마가 안아주셨던 따뜻한 품이 떠올랐어요. 아가가 저를 보고 웃어주면 어린시절 뛰어놀며 웃던 저와 만났지요. 그렇게 아가를 키우면서 어린시절 저와 다시 만나는 시간이 많았지요. 땡볕에 뛰어놀며 구운 검은콩처럼 타서 다니던 어렸던 시절의 저와. 행복한 기억이 많아 행복했고 다시 한번 감사했습니다.
아가를 재울때도 어린시절 엄마가 불러주셨던 자장가를 불렀어요. 웃긴건 어릴때 저는 그 가사가 맘에 안든다며 그 노래 부르지 말아달라고 엄마께 투정했거든요. 막상 아가를 재우려고 보니 그 노래 밖에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마치 심장에 각인된것처럼. 그래서 몇십번이고 아가가 잠들때까지 그 자장가를 불렀죠.
당돌한 캥거루의 아가도 어른이 되어서 부모가 되는 날이 있을테죠. 그때 우리 아이도 어린시절 행복했던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며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제가 많이 노력 해야겠죠. 저의 부모님께서 저에게 배풀어 주셨듯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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