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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를 쏘는 여자 그날도 점심을 먹고 커피를 테이크아웃해서 나오는 길이었다. 낯선 타인에게서 빛이나 보이는 경험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단발을 짧게 묶은 머리. 세련된 정장 그리고 하이힐. 하지만 그녀를 정말 빛나게 한건 그녀뒤에 따라오는 약 네명의 무리였다. 딱 보아도 부하직원임에 분명해보였다. 그녀는 무리를 이끄는 대장 백조의 우아한 모습이랄까. 그 커피도 분명 그녀가 쏘는것 이었으리라. 어린 대리였을때 한 팀장님이 그랬다. '그 여자 팀장님 너의 눈에는 마냥 멋있어 보이지? 나에게는 그분이 흘렸을 수많은 눈물이 보인단다.' 어린 나는 눈만 껌벅였다. 무슨말인고. 한해 두해 직장생활이 더해지면서 그 매력 넘치던 낯선 여성분도 자신의 마음이 패대기 쳐지는 날이 많았으리라 짐작해보게 되었다. 그래도 그녀는 오랫동안 나에게 .. 더보기
스타벅스를 든 여자 나에게는 명확한 이미지가 있었다. 스타벅스를 한손에 쥐고 하이힐을 신고 출근하는. 커피는 톨사이즈 이상이어야 하며 하이힐은 또각또각 소리가 나야했다. 이 이미지는 마치 내가 월가에서 일하는 커리어우먼이 되는것과 같은 환상을 일으켰다. 이 이미지는 나를 금융권에 취업하게 이끌었고 취업후 여의도 본사에 지원하게 했다. 우리나라 월가는 여의도 또는 테란로 정도로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동안 웃음보다는 눈물이 더 많았다. 본사에는 다 있다는 텃새도 경험해야 했고 과중한 업무에 짓눌려 화장실에서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은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아마 마음속 깊은곳에 이 이미지가 있었고, 이미지는 나는 멋진 커리어우먼이고 커리어우먼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설득했다. 나는 근무하는 빌딩근처에 스타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