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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함께 5번째 산책 (4/25)

당돌한 캥거루 2021. 4. 25. 16:52

일주일만에 찾은 숲은 완연한 푸르름을 입고 있었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 처음엔 헷깔렸지만 숲속냄새 그리고 꽃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할아버지 할머니 손 비행기를 즐기던 나의 아가 캥거루는 이번엔 손 썰매를 시도했다. 두분의 손에 매달려 미끄러지는것이 재미 있었나보다. 뒤에서 이를 지켜본 나는 부모님이 팔이 아프실까 걱정이 되었다.

계속 시켜보다 약 사십분이 흐른후, 멀리서 안내방송이 어렴풋이 나오기에 이를 틈타

"아가캥거루, 바닥에 발을 끌면 자연이 파손된다고 하지말라는데?"하고 꾀를 내어 이야기해 보았다. 내심 좋은 수라 생각하며.

이에 잠시 갸우뚱하던 아들은.
"아니야. 마스크를 잘 쓰라고 나온 이야기야. 엄마가 잘못 들은거 같아요." 라며 입을 삐죽내밀었다.

사실은 그랬다. 거리두기와 마스크착용에 대한 방송이었던 것인데 당연히 아들에게 통할 줄 알았던 것이다.

"아, 그래?"라고 얼버무리 나는

귀엽기도 민망하기도 기특하기도한 감정을 어찌해야할지 몰라 잠시 혼란스러웠다.

정신을 차려보니 아들은 할아버지할머니와 오래만에 출몰한 꿩을 신나게 보고 있었다.

오늘은 피지않은 작은 봉우리가 다음주에는 어떤 색깔의 예쁜 얼굴을 하고 있을까.

다음번 산책이 벌써 기다려진다.